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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는 제주살이

한적한 서귀포 여행지를 찾는다면..! feat.입장료무료 주차무료

 

네. 서귀포 시민입니다. 

네. 섬의 습기를 제대로 머금어 짜면 물 철철 나올 것 같은 촉촉(축축?)한 서귀포시민입니다. 

네... 덥고 습해 인간들은 기운을 잃었을지언정 각종 동식물곤충류들은 왕성한 생명력을 뽐내는 서귀포의 계절을 나고 있는 서귀포 시민입니다. 하핫. (아파트 관리자 슨생님들 하루가 멀다 하고 예초기 돌리심에 경외와 감사를... ㅜㅜ)  

 

저도 한때 제주살이를 꿈꾸던 경기도 시민이었는데요, 막상 여름휴가로 찾던 제주에 매일 사니 느낌이 또 다르네요. 

작열하는 태양이 정수리를 웰던으로 굽는 계절이 오면 막 빵빵 뚫리던 서귀포 시내의 길들도 차가 많아지기 시작해요. 집 앞 하나로마트 계산대에는 각종 주류와 안주, 레토르트 식품을 계산하는 오색찬란 휴가패션 관광객들 줄이 길게 늘어지고요. (여행객이 부러운 관광도시 시민)

오늘 코로나 19로 제주 관광객이 코로나 이전보다 훨씬 많아졌다는 기사를 봤는데 아무래도 해외여행이 어렵다 보니 관광인구가 제주로 몰리는 것 같아요. 이럴 때일수록 조용히, 한적하게 제주를 즐길 순 없을까 생각이 듭니다. 관광도시에서 어디라고 사람이 없겠냐만은... 그래도 제가 사는 서귀포 위주로 조금 조용한 곳들 추천해볼까 해요. 

 

 

 

안덕계곡

물놀이할만한 계곡은 아니고, 숲처럼 조용히, 짧게 산책할만한 코스입니다. 자연의 웅장함에 압도되는 곳이에요. 안덕계곡 입구에서 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사방이 주상절리로 둘러 싸인 넓은 공간이 나옵니다. 크고 투박한 돌들과 푸르다 못해 짙은 색을 자랑하는 물빛, 구불구불 꺾이는 물길이 참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전에 제주도의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지질학의 보고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정말 세월의 흐름 따라 빚어진 자연의 모습은 인간이 어떻게 해도 흉내 낼 수 없는 작품인 것 같아요. 아주 어린아이는 조금 위험할 수 있겠지만, 네다섯 살만 되어도 손잡고 요리조리 돌들을 건너며 물 속도 구경하고 멋진 돌들과 희귀한 나무들도 관찰하며 즐겁게 구경할 수 있을 거예요.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시원한 계곡을 감상하다 보면 시원하다 못해 서늘한 느낌도 들 것 같아요. 참, 추노의 촬영지이기도 했다네요. 

주소: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 1946 | 입장료, 주차비 없음. 넓은 주차장

 

 

 

정모시 쉼터

서귀포 시내에 이런 곳이! 이중섭 거리 - 자구리 공원 근처에 있어요. 정방 폭포 바로 위의 상류 계곡인데요. 관광객들이 정방폭포는 많이들 가지만 가까운 정모시 쉼터는 도민들의 프라이빗한 공간 같아요. 곳곳에 정자와 벤치가 있어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쉬기도 좋고, 깊지 않아서 아이들 신나게 물놀이하기도 좋아요. 한라산에서 내려오는 물이니 물론 아주 정신 번쩍 들도록 차갑지만요. 흐흐. 아이들은 추운 게 뭐가 대수겠어요. 더 놀고 싶어서 입술이 보라색이 되어도 춥지 않다고 결연하게 말하는 존재들인걸요. ㅎㅎ 이 물들이 정방폭포로 내려가고 바다로 이어진답니다.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길과 징검다리, 화장실, 체육시설, 족구장 등 제법 뭔가 갖춰진 공원이에요. 정모시 쉼터 밑으로 서복 불로초 공원, 서복전시관으로 이어져있어 가볍게 구경할 수 있습니다. 

 

 

 

베릿내 공원

서귀포 중문에 위치하고 있는 베릿내 공원. 제가 정말 정말 사랑하는 곳인데요. 도민들의 산책로이자 여름엔 물놀이터로 사랑받는 조용한 곳이랍니다. 베릿내 오름 아래쪽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내려가면 만날 수 있습니다. 서귀포 중문 하면 서퍼들의 바다, 높이 뻗은 야자수, 이국적인 분위기의 색달해변을 많이 떠올리실 텐데요. 그와 매우 상반된 분위기의 한적하고 아름다운 베릿내 공원이 바로 그 맞은편에 있답니다. 마치 와이키키 해변 맞은편에 있는 강원도 산골 어귀 같은 느낌이에요. ㅎㅎ 베릿내 숲(오름)을 두르고 물이 흐르는 아담한 이 공간은 어떨 때는 정말 새소리 밖에 들리지 않아요. 본격 힐링 ASMR~ 

'베릿내'가 '별이 쏟아지는 천'이라는 뜻이라는데 이름 정말 예쁘지 않나요. 이름처럼 뭔가 비밀 정원 같은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입니다. 봄엔 조명을 켠 듯 노란 유채꽃밭으로 탄성을 자아내게 하고, 또 여름엔 동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한 물놀이터로 변신하는 베릿내의 매력은 끝이 보이지 않네요! 천연기념물 무태장어의 서식지라고도 합니다.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색달동 3370

 

 

 

화순금모래해변

산방산 근처의 해변으로, 다른 해변들에 비해 비교적 조용하면서도 아름다운 화순금모래해변입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고개를 들면 산방산이 가까이 보이고, 발밑으로는 반짝반짝 검은 모래밭이 펼쳐져 이색적인 풍경을 자랑합니다. 금능, 협재, 중문처럼 북적이는 해변은 아니어서 한적하게 바다를 감상하기 좋은 곳입니다. 

자주 가보지는 못했지만 파도가 높지 않은 편이고 물도 맑아 아이와 신나게 놀았는데요, 해변 한쪽엔 용천수가 솟아 나와 담수욕을 즐길 수 있는 담수욕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물론 물은 마찬가지로 심장 떨리게 차갑지만 슬라이드 등 신나는 물놀이 시설이 제대로 준비되어 있는 데다 입장료도 무료여서 마음까지 시원~하게 여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주차장 근처로 야영데크가 있어 캠핑도 즐길 수 있습니다.